[이데일리 이재호 오희나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사상 최대 규모인 15조6000억 원을 투자해 평택에 반도체 생산라인을 신규 건설한다.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업들의 투자 확대가 절실한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재계 맏형다운 통 큰 투자에 나선 것이다.

삼성전자는 경기도 평택 고덕 국제화계획지구 산업단지에 세계 최대 규모의 최첨단 반도체 생산라인을 건설한다고 6일 발표했다.

이를 위해 이날 경기도·평택시·경기도시공사와 투자·지원 협약을 맺었다.

삼성전자가 확보한 고덕산업단지 면적은 85만5000평(283만㎡)으로, 이 가운데 23만8000평(79만㎡)을 먼저 활용해 반도체 생산라인 한 곳을 새로 짓는 프로젝트다.

내년 상반기 착공 예정이며 오는 2017년 하반기 완공된다. 다만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할 지, 시스템 반도체 생산라인으로 활용할 지 여부는 아직 미정이다.

이번 투자 결정으로 예상되는 경제효과는 41조 원, 고용 창출 효과는 15만 명에 달한다.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은 "직접투자액 15조6000억 원에 생산유발효과 26조 원을 합치면 41조 원 이상의 경제효과가 발생한다"며 "이번 생산라인 건설로 8만개 정도의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반도체 사업을 위해 확보된 23만8000평이 모두 개발되면 7만개가 추가로 창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것은 최근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반도체 수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탑재되는 모바일용 반도체는 물론 사물인터넷(IoT)과 로봇 등 반도체가 사용되는 영역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특히 평택 신규 라인 건설로 삼성전자는 경기도에 기흥-화성-평택으로 이어지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가 투자 확대 의지를 보이자 정부도 전폭적인 지원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경기도 및 평택시의 고덕산업단지 조기 활용 검토 요청에 부응해 반도체 생산라인 가동 시점을 당초 예상보다 1년 이상 앞당겼다.

정부도 반도체 생산라인 조성의 핵심 인프라인 전력 공급을 1년 이상 앞당겨 내년 말부터 공급키로 했으며, 안정적인 용수 공급 계획을 마련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평택에 들어서는 반도체 산업단지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미래를 책임지는 핵심적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조기 투자를 적극 지원한 정부와 경기도, 평택시에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한편 재계도 삼성전자의 뒤를 이어 투자 확대에 시동을 걸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현대차, LG, SK 등 16개 주요 기업들이 내년까지 집행할 투자액은 총 13건, 28조4000억원으로 파악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시설투자 비용으로 4조9000억원을 집행할 계획이며, LG전자 및 LG디스플레이도 각각 투자액을 3조원 수준으로 잡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천 공장 증설 등에 1조8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6일 평택 고덕산업단지에서 열린 '삼성전자의 평택고덕산단 조기 가동에 따른 투자 및 지원 협약식'에 참석한 공재광 평택시장(왼쪽부터)과 남경필 경기도지사,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최금식 경기도시공사 사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재호 (haohan@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