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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세계 유일 EUV 제조사 ASML 3000억 투자로 3兆 ‘대박’


입력 2021.03.16 06:00

삼성전자, 네덜란드 ASML 지분 1.5% 보유
3000억원 투자 시장가치 9배 이상 ‘껑충’
반도체 생산에 EUV 핵심 장비…年 40대 생산
삼성전자, EUV 쟁탈전 유리한 위치 선점 효과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회사 ASML의 클린룸 시설. /ASML 홈페이지
삼성전자가 지난 2012년 세계에서 유일하게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제조하는 ‘슈퍼 을’ 네덜란드 ASML에 단행한 3000억원대 투자의 시장가치가 9배 이상 증가해 3조원대로 불어났다. 2016년 보유 중이던 지분 절반가량을 팔지 않았다면 수익은 그만큼 더 늘었을 전망이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ASML의 주주로서 수익을 챙기는 동시에 ‘품귀 현상’을 겪는 장비 확보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가 보유한 ASML 보유주식 수는 629만7787주로, 장부금액(시장가치)은 3조3505억원이다. 전년(2조1547억원)보다 1조원 이상 뛰었다. 취득원가(3630억원)와 비교하면 9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앞서 삼성전자가 지난 2016년 당시 보유했던 ASML 지분 3%를 유지했다면 더 큰 이익을 거둘 수 있었다. 과거 2012년 ASML이 EUV 장비로 기술 변화를 꾀하자 TSMC, 삼성전자, 인텔 등은 앞다퉈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인텔과 TSMC는 각각 ASML 지분 15%, 5%, 삼성전자는 3%를 사들였다. 삼성전자는 2016년 보유 지분 절반을 팔아 초기 매입 금액을 회수한 후 1.5% 지분을 유지 중이다.

삼성전자가 보유 중인 ASML의 지분을 통해 고수익(高收益)을 실현했지만, 단순 투자 목적보다는 장비 확보에 유리한 위치를 유지하기 위한 속내도 무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업체 한 관계자는 "과거 글로벌 반도체 업계가 ASML에 지분 투자를 했을 때 지분율에 따라 EUV 노광장비 공급 순번이 결정된 측면도 없지 않아 있다"고 귀띔했다.

지난해 ASML 매출 비중을 보면 대만이 36%, 한국이 31%를 차지하고 있다. 2019년의 경우 대만이 51%를 기록했다. 대만으로 향하는 EUV 장비가 한국보다 많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ASML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EUV 노광 장비를 생산, 공급하는 업체다. EUV는 기존 불화아르곤(ArF)보다 빛의 파장이 14배가량 짧아 미세 회로를 그리는 데 유용하다. 작은 종이에 그림을 그릴 때 색연필을 활용하면 크레파스보다 정교하게 그릴 수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최근 들어 7㎚(나노미터·1㎚=10억분의 1m) 공정에서 5㎚ 이하 초미세공정까지 도달한 만큼 EUV 노광 장비는 반도체 업계에 없어서는 안 될 요소가 됐다. 반도체 파운드리(수탁생산) 세계 1, 2위인 대만 TSMC와 삼성전자가 앞다퉈 ASML에 장비 공급을 요청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EUV 노광장비 수요와 비교해 공급은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1대당 가격은 약 1800억원대로 알려졌지만, 지난해 출하된 물량은 31대에 불과하다. 주문자인 TSMC, 삼성전자가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는 ‘슈퍼 을’이 된 배경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직접 네덜란드 ASML 본사를 찾아가 물량 확보를 요청한 일화도 잘 알려져 있다.

올해는 40대를 생산할 예정인데, 이를 확보하기 위한 세계 반도체 업계의 물밑 작업이 한창이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올해부터 오는 2025년까지 4조7500억원을 들여 EUV 장비를 들여오기로 했다고 
밝혔다. 장비 운반과 설치 등의 비용을 고려하면 총 17~18대를 도입할 것으로 추산된다.

TSMC는 이미 올해 전체 투자액 280억달러(약 31조원) 중 약 80%를 3㎚, 5㎚ 등의 최첨단 공정에 할당하겠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 역시 TSMC에 대응한 생산설비를 갖추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인 만큼 EUV 노광 장비 쟁탈전은 심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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